모로코 프랑스 경기는 한일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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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프랑스 경기는 한일전이었다.

by 자 상남자 2022.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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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프랑스 경기는 한일전이었다.

프랑스를 만나 멈춰 선 모로코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국 중 가장 큰 이변의 주인공이었던 모로코가 프랑스를 만나 멈춰 섰습니다. 지난 새벽 카타르 월드컵 4강전 모로코 프랑스 경기가 열렸습니다. 조별 예선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단 1 실점밖에 내주지 않은 짠물 수비를 바탕으로 거함 스페인까지 침몰시킨 모로코의 기세는 위풍당당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체력적인 문제를 들어내며 프랑스에게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준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채 아쉽게 쓰라린 패배를 마주했습니다. 음바페 선수는 프랑스의 왼쪽 측면에서 파리 생제르망 동료인 하키미 선수와 계속 부딪혔습니다. 평소에 비해 이렇다 할 활약을 90분 내내 유지하진 못했지만 선제골, 추가골 장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기대에 부흥했습습니다. 

 

모로코 시민들이 격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

 

모로코 시민들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자국 국가 대표팀이 강팀을 격파하자 그동안 억눌렸던 울분을 한꺼번에 토해내듯 모로코에서 스페인, 프랑스 내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지난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 연장 승부끝에 모로코가 이기자 모로코 사람들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는데요.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는 구간까지 차를 타고 나와 거리 축하에 합세했고, 스페인과 프랑스에서도 모로코 출신 이민자들이 뛰쳐나와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에서 횃불을 들거나 폭죽까지 등장했죠. 일부 이민자들은 과격한 시위로 스페인, 프랑스 시민들 및 경찰들과 무력 충돌을 벌이기도 했죠. 

 

모르코 시민들이 이렇게까지 기뻐하는 이유에는 승리의 상대가 스페인이기 때문입니다. 모로코는 과거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받았습니다. 스페인은 19세기에 북아프리카 여러 지역을 식민 통치했는데 이때 모로코는 1912년 프랑스와 스페인의 분할되어 지배받았습니다. 그러다 1950년대 이후 모로코에서는 민족주의 독립운동으로 1956년에 프랑스로부터는 완전히 독립하고 2년 뒤에는 스페인령 모로코 지역도 거의 회복했지요. 이런 역사적 이유 때문에 이번 축구 경기로 설욕전에 성공했다는 큰 의미가 있었던 것입니다. 마치 우리가 일본한테는 가위바위보 마저 지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현재 스페인에 살고 있는 80만 명의 모로코인들은 여전히 인종 차별을 받고 있기에 스페인 정부, 시민들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이 내면에 잠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죠. 

 

아직 껄끄러운 사이인 모로코 스페인

스페인 남단 지브롤터는 영국 땅이고, 모로코 북쪽 세우타는 스페인 땅이라는게 참 신기하다. 스페인이 영국에게 지브롤터를 돌려달라고 하면 영국은 당신들도 모로코에 세우타와 멜리야를 갖고 있지 않냐며 맞대응한다고 한다.

 

 

게다가 아직까지 모로코와 스페인 사이에는 껄끄러운 문제가 남아있는데요, 모로코에는 아직도 스페인령 땅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바로 세우타와 멜리아라는 지역입니다. 스페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지배했던 북아프리카 영토 대부분을 되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세우타와 멜리아만큼은 지중해에 입구에 해당하며 해양자원도 풍부한 곳이기에 모로코의 반환 요구에도 스페인은 자신들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지요. 그렇기에 이 주변에서 두 나라 사이의 무력 충돌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 스페인과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 사이의 종교 사이도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고요. 

 

한국이 일본을 상대하듯 모로코는 프랑스를 만났다. 하지만

 

스페인을 꺾은 모로코 시민들은 프랑스 마저도 잡아주길 진심으로 기도했을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선수층의 두께 차이에서 프랑스를 이길 수 없었죠. 프랑스는 결승까지 갈 생각으로 조별 예선부터 팀을 운영했지만 모로코는 오늘만 사는 기분으로 매 경기를 진행해 왔습니다. 김민재 선수처럼 부상을 참고 뛰었던 모로코의 주장 역시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교체 아웃되고 말죠. 그렇게 끌려다니는 경기를 하다가 아쉬움 가득한 90분이 모두 지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모로코의 월드컵 역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결승 진출에 실패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월드컵 첫 3위를 노립니다. 새로 쓴 아프리카 축구 역사를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카타르 월드컵 3,4위 전을 주목해봐야겠습니다. 

 

모로코를 식민지로 만들려는 서구 열강의 모습을 표현한 풍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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